그때 알타반의 시선이 가운데 십자가에 매달린 사람의 시선과 마주쳤습니다.
십자가에 매달린 그의 모습은 고통으로 얼룩졌으나, 아직도 아름답고
온전한 품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. 그순간 알타반 왕은 깨닫게 됩니다.
"바로 이 사람이 모든 인류의 왕이다.
이 분은 하느님이시고,
이 세상의 구세주이시다."
그는 십자가 아래에 무릎을 꿇었습니다.
세상의 왕을 위해 무엇을 갖고 와야 했지만, 그에겐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.
그는 빈 손을 주님 앞에 내밀었습니다. 그러자 그의 손에 십자가로부터
고귀한 검붉은 피가 세 방울 떨어지며 이러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.
"착하고 복있는 자여,
너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,
목말라 했을 때 마실 것을 주었으며, 내가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주었고,
병들었을 때 따뜻이 돌보아 주었으며, 내가 매맞았을 때 그 매를 대신 맞아 주었다.
진정으로 그대에게 말한다, 지극히 작고 보잘 것 없는 네 이웃 형제들에게
해준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."
알타반은 그 세방울의 핏방울을 움켜지고 그 자리에 쓰러져 죽습니다.
그는 죽음의 순간까지 도 십자가의 주님을 응시하며 이제까지 맛보지 못한
깊은 평화의 미소로 잠들어 갑니다.
<동방박사>타미에 수도원의 아기예수